취재기사-뽕짝국악뮤지컬 무근성7길 2 올립니다

김경희
2021-12-06
조회수 209

원도심 무근성골목 사장님들의 의미있는 이야기와 공연,

뽕작뮤지컬 <무근성 7길, Ⅱ>을 기대하면서

 

지난 8월 3일 오후, 제주시 원도심 무근성 7길을 찾아갔다. 무근성이라는 지명은 묵은성이라고 조선시대 제주읍성을 관덕정 주변에 새로 축조하면서 없어진, 5세기에서 6세기 전후 탐라국시대부터 존재하던 성을 일컬었던 곳이다. 즉 제주읍성이 생기면서 없어졌지만 옛 탐라국 시대에는 성담을 쌓고 과거 제주의 정치, 경제, 행정의 중심이었던 곳이었고 조선시대 제주읍성을 새로 쌓으면서 성이 허물어졌지만 오래 된 성곽길을 따라 형성됐던 마을 골목길이자 1890년부터 90년때까지 상업지구였다. 

하지만 이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상권이 죽고 하나둘씩 유흥업소가 생겨나고 늘어나더니 어느샌가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거리가 되어버렸다. 비좁은 골목에 낡은 간판과 건물들이 뒤엉켜서 을씨년스런 분위기 마저 감돌았었다. 다행히도 지역주민들이 유흥업소 밀집으로 인근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로 환경정비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간판, 조명 등의 건물 외부정비와 함께 업종전환 지원이 추진되어서 최근에는 이 거리에 활력이 생기고 있었다. 특히나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임대료가 알려져 예쁜 카페, 빵집, 공방들이 들어서고 있어 오히려 제주의 연남동이라고 불려지고 있다. 

이 거리에서 삶의 활력을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특별한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10년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은 사단법인 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제주지부라는 단체였다. 연습실에서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낀 채로 스트레칭과 장구연습 중이었다. 작년에 이어 뽕작국악뮤지컬을 만들고 공연을 목표로 해서 연습에 한창이었다.

 

 

왜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했는지 궁금해져서 송정희대표님을 만났다. 우연한 기회에 2019년 11월부터 유흥업소 사장님들과 풍물교실을 통해 만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차츰 대화를 통해 이 분들이 나이도 많거니와 우울증과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삶 속에서 활력을 되찾고 생활할 수 있도록 이 분들의 스토리로 바탕으로 뽕작국악뮤지컬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한 것에서 출발한 것이다. 가가호호 방문해서 참여자를 설득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고 했다. 특수한 직업의 특성상 자신들의 사연을 개방하는 것을 거부했고 그나마 풍물교실에 참여했던 분들이 다른 분들을 설득해주어 시작할 수 있었다 했다. 참여자들과 친해지고 나서야 가게마다 진상 손님과 귀신에 얽힌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나와 뮤지컬을 만들었다고 했다. 작년 1차년도 사업을 진행해 보니 십여년 동안 문이 열리지 않던 대문이 열리고, 주민들까지도 나와 구경을 하고 거리가 활기가 돌았던 경험에서 자신감을 갖고 올 해 2차년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럼 참여자들은 연습하고 참가하면서 어떤 걸 느꼈을까. 풍물교실부터 참여하여 개근하고 있는 조*복님(67세)을 만나봤다. 처음에는 단순히 장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풍물교실에 참석했다가 이제는 장구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장구를 치는 시간과 여기와서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장님들과 교류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좋다고 하셨다. 그전에는 돈도 안되는 술장사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까지 신경쓰면서 살아야해서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여기와서 장구도 배우고 공연연습도 하니 삶의 낙이 생겨서 생활하면서도 기운이 생기는 것 같고 많이 밝아졌다고 했다.

연습현장에서 지켜보니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풍물과 연극활동 등 지속적인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는 우선 성공적으로 보인다. 가게 주인들로 구성한 풍물패와 그 가게 주인들의 이야기로 만든 뽕짝국악뮤지컬이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어서 기대가 됐다. 연배가 높은 가게 주인들에게 놀이로 국악의 접근성을 높이고, 연극을 가미해 가게 주인들의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놓아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회복하고 우울감을 감소할 수 있는 현장이 되고 있었다. 또한 올 해는 1차년도의 대본집을 수정해서 좀 더 완성도 높은 공연이 될 것이라 기대가 되고, 참가자들 또한 꾸준한 연습으로 이웃간 교류가 되고, 삶의 활력이 되었던 모습을 공연 현장에서 어서 빨리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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